시스템 1 사고의 DNA를 가진 현대인, 시스템 2 사고로 살아야 하는 비극적 운명!

우리 뇌에는 즉각적으로 상황을 판단해서 대응하는 시스템 1이 있고, 정제된 의사결정을 하는 시스템 2가 있다고 합니다. 시스템 1은 빠르고 직관적이며 감정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인 반면, 시스템 2는 느리고 의식적이며 논리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입니다. 시스템 1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시스템 2를 억제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호랑이를 만나면 시스템 1이 작동을 하고, 대처 방안에 대한 다각적 분석을 하는 뇌 속의 시스템 2를 억제하면서, 일단 도망가게 만드는 것입니다. 근대 도시 생활이 일반화되기 전까지는 자연과 동물 그리고 인간이 대등한 경쟁을 하는 약육강식의 시대였습니다. 이 시대에선 시스템 1이 발달한 사람이 살아 남았기 때문에 우리 DNA에는 시스템 1 사고가 시스템 2 사고보다 본능적으로 더욱 강하게 각인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구성원의 규모가 기하 급수적으로 커진 도시 생활이 시작되면서 사피엔스의 후예, 인간의 신화와 가치를 공유하는 공동체의 삶은 한층 강화되었습니다. 사회를 운영하는 명문화된 법과 규정이 생겨났고, 사람들의 의식 저변에도 서로간의 영역과 가치를 존중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불문율이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사회는 이제 개인의 의지나 판단보다는 시스템으로 움직이게 되었고, 사피엔스의 삶은 정형화된 운영 규칙속에서 시스템 2사고를 통해 논리적이고 의식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시스템 1사고를 통해 시스템 2 사고를 억제하고 즉각적으로 현상에 반응하게 되면 사려깊지 못한 행동 반사회적인 행위를 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게 된 것입니다.

수천년전 중동지역에서 시작된 도시화의 역사는 신화에서 과학의 시대로 발전한 불과 수백년전부터 전세계적으로 가속화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류의 기원이라고 믿고 있는 240만년전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부터 불과 몇백년 전까지 우리는 생존을 위해 시스템 1 사고에 길들여져 있었고, 시스템 1 사고는 우리의 DNA에 강하게 각인되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자연의 원리를 기반으로 한 과학의 발전과 과학을 실생활에 응용한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수백만년 동안 우리의 DNA에 새겨져 있던 편리한 시스템 1 사고를 억제해야 하고, 시스템 2 사고를 활성화시켜야 하는 과제를 우리에게 안겨 주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일상에서 벌어진 문제들에 대해 빠르게 직관적으로 그리고 감정적으로 반응 했을 때, 시간이 지나 후회할 지 알면서도 당장에는 후련함을 느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실재로 어떤 유형의 문제에 대해서는 시스템 2 사고로 사려깊게 생각하는 것이 맞지 않거나 효율적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감과 육감, 즉 신체의 감각에 기반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편리한 시스템 1 사고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칠감, 팔감, 구감은 필자가 생각하는 문제해결에 시스템 2 사고를 활용하는 단계로 이름 붙인 것입니다.

시스템 1 사고로 문제를 해결하는 단계는 오감과 육감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두가지 모두 신체에 기반한 감각으로 문제을 정의하고 빠른 반작용으로 답을 내는 문제해결 방식입니다.

오감(Five Senses, 본능적 반응)을 활용한 문제해결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져보고, 코로 냄새맡고, 혀로 맛보면서 문제의 본질을 인지하고,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식으로 대응하는 방식입니다. 오감을 활용한 문제해결 방식은 주로 매장 디스플레이, 제품 디자인, 브랜드 등 고객 경험을 디자인하고 개선하는 경우에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오히려 시스템 2 사고의 작동을 억제하고 오감에 집중하여 감도를 최대한 끌어 올리거나, 시각적 단서에 청각적 단서를 연결시키는 등 감각을 교차하여 창의성을 끌어 올리는 것이 효과적인 문제해결에 중요한 관건이 됩니다.

육감(Feeling of Knowing, 직감적 추정)을 활용한 문제해결은 여섯번째 감각으로 일컫어지는 감각인 육감을 통해 알 수 없는 사물의 본질을 직감적으로 포착하여 의사결정을 하는 방식입니다. 육감은 지성보다 먼저 움직이며 동물에게는 없는 인간 고유의 감각입니다. 정보 부족, 시간 부족 등으로 인해 복수의 대안이 50:50의 확율을 가진 의사결정 상황에서 경험이나 생각의 깊이가 깊은 사람이 직감적으로 내리는 판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더에 의해서 행해지는 문제해결 과정으로 ‘고뇌에 찬 결정’이라고 흔히 이야기합니다.

시스템 2 사고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는 특정 분야에 경험이 많은 사람이 해당 분야의 문제를 보았을 때 문제의 원인과 답의 유형을 유사 사례에서 이끌어 내는 칠감(Knowing of Patterning, 전술적 판단), 주변상황과 이해관계자들의 동적인 관계에서 최적의 윈윈 솔루션을 찾아내는 팔감(Patterning of Situation, 전략적 직관), 그리고 한 분야의 전문적인 경험과 지식에 기반한 원리를 바탕으로 다른 분야의 문제를 꿰둟어 보는 도사의 구감(Penetrating of Heterogeneous System, T자형 투시력)이 있습니다.

칠감(Knowing of Patterning, 전술적 판단)에 의한 문제해결 방식은 동일한 현장에서 오랜 경험을 가진 사람이 문제를 대하고 해결하는 방식입니다. 이들에게 문제 해결경험은축적된 자산으로 문제의 원인과 해결 방안에 대한 합리적 추론과 판단을 가능하게 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병원 의사나 공장의 공무팀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질문을 통해 증상의 원인에 대한 추론을 하고 문제의 원인에 대한 몇가지 가설을 세운 후, 측정과 검증을 통해 문제를 정의하고 경험과 지식에 의한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이들이 문제를 대할 때면 문제의 원인과 해결방안에 대한 패턴을 매우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이들에게 사례연구는 새로운 문제해결 방식을 배우는 기회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팔감(Patterning of Situation, 전략적 직관)에 의한 문제해결은 전술적 판단과 더블어 큰 그림하에서 이해관계자와 주변 상황의 동적인 변화에 주목하여 서로가 받아 들일 수 있는, 윈윈하는 솔루션을 제시하는 방식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기업의 전략을 수립한다는 것이 팔감에 의한 문제해결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예를 들어 매출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상황이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거시적 경제환경, 소비자, 경쟁환경의 변화, 그리고 과거, 현재, 미래의 실적 흐름 등을 고려한 매출 만회전략을 짜는 것입니다. 전략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우위를 창출 또는 유지하는 것이고, 선택과 집중할 영역을 고르기 위해서는 환경적 요인에 모두 부합하는 솔루션을 찾기 위한 전략적 직관이 필요한 것입니다.

구감(Penetrating of Heterogeneous System, T자형 투시력)은 전략적 직관과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 끊임없는 학습을 통해 소위 ‘도사(GURU)’가 되어 이질적인 분야에 대해서도 크고 강한 원칙과 목적에 부합하는 솔루션을 제시하는 문제해결 역량입니다. 구감을 가진 이들은 매우 소수의 사람들로서 자신의 생각에 깊게 함몰되어 있지만 오픈 마인드를 가지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 들입니다. 이들은 비지니스, 공학, 자연과학 등 어떤 분야에 있던 그 분야를 철학과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 올리는 사람들입니다. 진짜 그루를 현실에서 발견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들이 모두 큰 성공을 거두고 높은 위치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경험과 지식, 그리고 감각이 결합된 그들의 문제해결 방식은 단순하고 강력해서 현대사회의 고질적인 복합 도전문제(Complex Challenge)를 풀어가는데 매우 유용합니다. 그들은 특정분야에 대해 매우 깊은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을 뿐만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대한 호기심과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문제해결 과정에서 상황을 목적지향적, 원리지향적, 시간지향적으로 파악하여 동적인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문제는 이상(목표)과 현실의 차이이고, 문제해결은 그 차이를 메꾸기 위한 옵션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입니다. 각각의 문제 상황에 따라 시스템 1 사고나 시스템 2 사고를 섞어서 사용해야 하지만, 시스템과 프로세스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의 인간은 시스템 2 사고를 우선으로 해야 합니다. 우리 DNA속에 각인되어 있는 시스템 1 사고가 먼저 작동하게 되면 시스템 2 사고를 정지시키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화를 내고 후회를 하고, 결국에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

– 조병묵 CD(CreDucer)

 

경험많은 노인의 편견에 희생양이 될 것인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은 인터넷이라는 기반시설과 스마트폰을 통해 무한의 정보와 사람들에게 연결될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사제폭탄을 만들수도 있고 마크 저커버그와 인터넷 친구가 되어 댓글을 남길 수도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 폰, 네이버와 페이스 북, 그리고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우리 사회의 시스템은 스마트해지고 있는데,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생각 능력, 문제해결 능력도 더욱 스마트해지고 있을까?  

스마트하다는 말은 ‘똑똑하고 영리하며 맵시있는’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정말이지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은 사물 인터넷과 인공 지능의 발전 등 놀라운 속도로 스마트해지고 있다. 센싱을 하는 하드웨어와 인터넷을 통한 연결과 제어라는 기능을 통해 더욱 더 많은 전자기기나 공장설비 등은 효율성을 더하고 기본적인 인간의 문제해결 능력을 대신해가고 있다. 그 극단에 인공지능의 개념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데이터에 기반해 기본적인 문제들에 대해 유형과 솔루션을 패턴화하여 문제발생시 인간보다 더욱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하여 문제를 해결한다. 일반적으로 인간은 감정이나 경험에 기반한 육감이 문제해결 과정에 개입될 소지가 있어 때때로는 그리고 특정한 유형의 문제에 있어서는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스마트 시스템보다 문제해결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미 주식거래 등에 있어서는 인공지능 매매 프로그램이 전문가들보다 높은 수익율을 보이고 있고, 산업현장에서는 스마트 시스템이 문제에 대한 실시간 진단 및 기본적인 해결을 스스로 하고 있다.

물론 스마트 시스템은 사람이 입력한 의사결정 로직에 따라 데이타가 쌓여갈수록 특정 패턴을 강화하는 효과가 나타나게 되어 마치 특정 편견에 사로잡힌 고집불통의 노인이 되어 버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데이터가 축적되고 더욱 많은 시스템이 연결됨으로써 문제해결 능력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할 것이다. 훗날의 역사는 2016년을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처음으로 이긴 해로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인공지능을 이긴 유일한 사건으로 기록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제 우리는 아주 단순한 문제까지 스마트 폰을 통해 의견을 구하고, 다른 사람들이 가장 많이 공감한 솔루션을 선택해 문제를 해결하며, 선택지를 고르지 못하는 ‘결정장애’가 일반화되고 있다.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의견을 공유하고 댓글을 달지만, 오프라인에서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질문 능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분석능력, 정리능력은 이제 컨설턴트, 박사, 변호사, 파워블로거 등 전문가의 특수한 영역이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장에서, 학교에서, 가정에서 전문가의 문제해결 결과를 일방향으로 익혀 적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어떤 조직에서든 프로젝트를 이끌어야 하는 매니저 레벨이 되면 현실수준과 목표수준의 차이, 즉 문제상황들을 상시적으로 접하게 된다. 문제상황들은 문제가 되는 상황이 아니라 그야말로 당연한 일상인 것이다.  이러한 문제상황들에 대해서 적극적인 질문과 청취로 복합문제를 해결가능한 수준으로 정확히 정의하고, 분석적 사고로 문제의 진짜 원인을 찾아내고, 창의적 사고로 문제가 재발되지 않고 상황이 개선될 수 있는 해법을 도출해 낼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능력은 구조화된 방법론으로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부단한 노력과 훈련이 필요한 과정이다.

경험많은 고집불통 노인의 편견에 희생양이 될것인가?  아니면, 분석적 사고로 노인의 편견을 깰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것인가?

– 조병묵 CD(CreDucer)